경제부 기자의 덕목은?
새내기 기자시절 자주 듣던 말이 '방송 뉴스는 중학생 정도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써야한다'는 것이었다.
뉴스가 빨리 지나가버리거나 시청자들이 집중해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신문에 비해 깊이 생각할 틈이 적고,
다양한 계층의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목적인 것 같다.
최근 드는 생각은 기자를 교사로 본다면 중,고등학교보다는 초등학교 교사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즉 전공은 있지만 특정 전공을 깊이 있게 하기보다는 광범위한 내용을 순발력있게 취재할 수 있어야한다는 점이 그렇다.
기자들은 대개 1년이나 2년에 한번꼴로 출입처가 변경되기 때문에 취급하는 내용도 바뀌어야한다.
의학 전문 기자 등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취재기자들이 다양한 전공자들로 선발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그러면 경제부 기자의 덕목은?
경제는 계열로 치면 분명 문과 학문인데, 통계에 익숙해야하기 때문에 수학쪽과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또 사건처럼 깊이 있게 파고들기 보다는 넓은 이해력이 필요하다. 즉 나무보다 숲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요구된다.
우리의 생활 자체가 경제이므로 모든 것은 기사와 연결지을 수 있다.
시장의 콩나물값부터 백화점의 옷값, 차의 기름값과 대중 교통비, 아파트값은 기본이고 정부 정책 변화, 국제 정세 변화 등.
통계 분석력과 생활 속의 관찰력에 중앙 정책의 변화를 주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증권 지점장도 예전에 자신의 부인이 펀드를 사겠다고 관심을 보이면 주식이 과열이고 상투라고 판단해 그때마다 보유한 주식을 처분했는데 항상 돈을 벌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내가 한번씩 가는 복어집도 최근 문을 닫겠다고 했는데 주인장의 안타까운 사연이 과히 국제적이다.
이 식당은 10년전 한일 어업협정 이후 잡히는 복어의 물량이 줄어 재료 확보에 잠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국내 복어 양식이
성공하고 중국에서 가격이 싼 복어를 수입해와 재료도 확보하고 음식가격도 내리면서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수입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입은 중단되다시피하자 국내 양식 물량은 부족하고 재료값은 올랐지만 손님에게 갑가기 그만큼 가격을 올릴
수도 없어 팔면 적자가 된다는 것이 여기에도 적용됐다. 집 주인은 10여년전던 복어전문점을 닫고 음식 종류를 바꿀까 고민하고
있다.
세계적 경제 위기가 찾아오면서 경제 기사를 쓰는데도 국제적 감각과 순발력이 더많이 필요하게 됐다.
울산방송 이영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