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총장이 기술이전 기여자?..UNIST 모호한 소명

이영남기자 2015. 3. 23. 21:41

앵커멘트) 
 2년 전 유니스트 총장이 기술이전 과정에서 기여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었는데, 당시 수사에 나섰던 검찰은 무혐의로 종결지었습니다.

 그런데 탐사취재반이 추적 취재한 결과, 상당부분 알려진 것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영남 기잡니다.

 

 

 

 

 리포트)
 2011년 유니스트(UNIST, 울산과학기술대학교)는 2차전지 기술을 모 기업에 이전하면서  54억원을 받기로 계약을 했습니다. 

 대학은 이 중 17억원을 기술 이전료로 산정한 뒤, 절반은 연구한 교수에게, 10%는 이전에 기여한 직원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기술이전 기여자로 1억7천만 원을 단독으로 받아간 사람은 총장 비서실장.

 2년 뒤인 2013년 4월 상납 의혹이 일자 국무총리실이 특별감사에 벌인 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CG)수사를 벌인 경찰은 총장과 비서실장 간에 뇌물 수수 및 공여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정당한 기여 보상금으로 볼 수 있고 이후 되돌려줘 무혐의로 처리했습니다.(OUT)

 하지만 취재팀이 확보한 감사 자료에 따르면, 검찰발표와 달리, 총장은 이미 수사 전에 비서실장으로부터 보상금의
절반인 8천5백만원을 받아썼다고 시인했습니다.
 (CG)
 조무제 총장은 국무총리실 사정감사반에 제출한 소명서에서 "기술 이전에 기여한 바가 있어 받아썼다" 밝혔고,
 또 부총장은 "일정 기여가 있다고 판단돼" 이 가운데 천5백만원을 받아 "운영경비로 썼다"고 적었습니다.(OUT)

 이후 총장은 문제가 없어 썼다고 소명한 돈 가운데 7천만원을 돌려줬으며 소명서엔 적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인서트)조무제/ UNIST 총장
 "실장이 받고 보니 총장의 기여가 반 이상 되는데 혼자 다 쓰는게 부담이 돼 나에게 들고 온 거야. 만약 돌려준 것을 말하면 일부 기여자로 받은 사람은 뭐가 됩니까."

 

(CG)비서실장도 "총장과 부총장이 실제 기술이전에 큰 기여를 해..나누어 쓰는게 도리"라는
소명서를 제출했습니다.(OUT)

 인서트)조00/ UNIST 당시 비서실장 "7천만 원 드렸더니 다음 날 돌려주셨고, 총리실 감사할 때는 마구잡이로 해 총장님이 당황하셨고 경찰청 특수수사과 조사받을 때는 (해명).."

 <<스탠덥: 비서실장이 기술 이전 기여 보상금을 받아간 것 자체가 규정위반입니다.>>

 (CG)당시 대학 규정에는 "기술 이전 기여자는 기술이전 전담부서 직원으로 한정"한다고 돼 있지만 반발이 나오자 대학은 관련 계약 일주일 뒤 '전담부서' 규정을 삭제했습니다.

 결국 학교업무 전반을 관장하는 대학총장까지, 수시로 발생하는 산학 기술이전의 기여자에 포함시킨 겁니다. 

 인터뷰)당시 관계 직원
"이것은 기여 여부가 불투명하고, 비서실은 산학협력단의 기술이전 담당자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규정과 상충된다.."

(CG) 이 대학 행동 강령에는 직원 끼리는 관련성이 없어도 천만 원 이상 금품을 수수하면 파면이지만 징계는 없었습니다.
 비서실장은 보상금의 절반을 총장에게 건네고 1년 뒤 팀장으로 보직 승진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사를 의뢰한 국무총리실 감사반의 이첩을 받은 미래부도 이 사안과 관련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ubc 뉴스 이영남입니다. (2015. 3. 23 프라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