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엿보기

꾸리찌바 취재기(전체

이영남기자 2008. 10. 4. 16:46

<미래도시를 가다> 꾸리찌바 취재를 다녀와서

 

1. 취재동기

재작년 우연히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브라질 꾸리찌바를 접했다.
“미래도시의 모습을 알고 싶으면 브라질 꾸리찌바를 방문하라. 리눅스의 유통업체 코넥티타 외 200여개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자리잡고 있는 이 생태도시는 세계 각지 건축가와 도시 기획자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곳이다.  병원,법률사무소 등 24시간 전문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24시 거리가 있고 언제라도 편한 시간에 허가받고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24시간 정부 관청이 자리 잡고 있었다.”(엘빈토플러 ‘부의 미래’에서)라는 내용이다.

 

 우리 미래의 모습을 보기 위해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막연한 생각을 일기장에 이 도시 내용을 메모했다.

 지난해 ubc 울산방송의 연간 기획서에 꾸리찌바 취재 계획을 올려 보도국 아이템으로 채택됐다.

 2년전 막연히 가졌던 브라질 꾸리찌바 방문 희망이 취재로 현실화된 것이다. 

 취재팀은 브라질 꾸리찌바 외에 일본 키타큐슈와 독일 프라이부르크 등 세계적 환경도시 3곳을 잇따라 취재해 지난 9월 20일

방송했다.  제목은 엘빈 토플러의 책에서 따와  <미래도시를 가다>로 했다.

 

  하지만 막상 취재가 시작되자 부담감이 커졌다. 브라질  전체 취재 일정은 15박 16일. 국내 항공사의 직행 비행기를 타도

급유를 위해 로스엔젤레스에서 3시간 경유하는 등 가는데만 28시간이 걸렸다.  밤에 출발해 다음날 오전에 도착해 가는데만

2일,울산에서 서울, 그리고 인천,상파울로, 꾸리찌바로 35시간 가량 걸려 꾸리찌바에 도착했다.오는데는 날짜 회귀선을 거슬러 2박3일이 걸려 출장기간 비행기 안에서만 5일을 머문 셈이었다. 계절은 정반대. 시차도 12시간 차였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아 3명의 취재팀의 항공료만 2천만원에 육박하고 여기에 숙식비와 통역 등을 포함하니 프로그램

제작비는 웬만한 소형 아파트 한채값이 들어갔다.


 그만한 가치는 있었을까?
정답은 예스다. 
 

 2.브라질 꾸리찌바는?
 브라질 남쪽의 빠라나주의 주도로 인구는 180만명이 살고 있다.
이 도시는 빈부 차와 환경, 치안 문제 등 각종 문제가 만연한 남미와 브라질에서도 독특한 도시다.

 정부 지원이 특별한 것도 아니고, 이과수 같이 빼어난 관광 자원이나 많은 돈을 들인 첨단 시설도 없는데 세계 3대
폭포인 이과수 폭포를 찾는 연간 관광객 100만명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서울시장 재직당시 방문했던 이명박 대통령 등 세계 지도자들이 앞다투어 찾았다. 

 어쩌면 뒷북치며(?) 방문한 취재팀은 단순한 현상보다 철학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

 

 3. 꾸리찌바를 만든 철학
1)비전 가진 현명한 지도자:

자이머 레르너 전 시장은 건축가 출신으로 1966년 초대 민선 시장에 당선된 뒤 3선 시장과 꾸리찌바가 속한 빠라나 주지사를 역임했다. 이 도시가 세계 두번째 보행자 거리라고 주장하는 '꽃의 거리'와 '땅 위의 지하철'로 불리는 버스 전용 시스템,아래에서 설명하는 도시계획위원회 등이 그의 작품이다.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2)체계적인 도시계획과 지속적인 행정 집행

 :상설기관인 '도시계획 위원회'에서 도시 계획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집행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교통과 토지 이용계획을 통합해 버스 중심 대중교통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도시계획위원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66년 이후 40년동안 시장이 8번 바뀔 동안 이 도시의 도시계획의 마스터플랜이 변하지 않았던 이유다.  

 

3)한정된 재원을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극복
저비용 고효율 모범도시, 통합적 목적을 추구한 도시로 불린다.
 

사례

#<시민의 거리>: 버스 터미널 안에 시영 시장과 관공서, 은행등을 배치해 버스 전용 시스템 강화하는 한편 시민들이
편리하게 민원 해결하도록 했다.
시민들의 동선을 잘 배려하고 공간 사용을 효율화한 예이다.

 

#지혜의 등대 :외곽에 초등학교 옆 설치했다. 180만명의 도시에 모두 45개나 있다.책을 빌려 읽는 독서교육의 장이자
인터넷 사용을 할 수 있고 밤에는 치안의 등대로도 활용한다.

 

#녹색교환 운동: 빈민가에서 주로 실시되는데 재활용 쓰레기 4킬로그램치 갖다 주면 채소 1킬로그램과 바꿔준다.역시 재활용을 유도하고 빈민층의 복지와 건강을 지원하기 위한 다각적인 목적에서 시행됐다.

 

#공원이나 건물도 재활용한 건물이 많다

 채석장을 변형한 오페라 극장과 탄약창고를 개조한 극장가, 곡물창고 개조한 문화재단, 고풍스런 저택 활용해 연극
극장 등을 볼 수 있었다.

 

 4)시민의 힘
 꾸리찌바는 1989년부터 환경교육을 의무화했다. 일선학교에서는 환경 과목이 따로 있기보다는 물이 수업의 소재로 나오면
국어시간에 글짓기를 하고 미술기간에 수질 보호를 위한 그림 그리기를 하고,과학시간에 지역의 강에 대한 공부 등을 하는

식이다. 학교에서는 환경 관련한 수업을 강조하고 쓰레기 박물관과 재활용센터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울산은 현재 110개 초등학교 가운데 2개 초등학교에서만 제량 수업으로 환경 교육을 하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관련 그림은 ubc 특집 <미래도시를 가다>(연출; 이영남)와 2008년 9월 12일~18일까지 방송된 ubc 프라임 뉴스 8편에서
동영상 확인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