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9시면 나는 어김없이 울산상공회의소 기자실에 들어선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텔레비전을 켜 24시간 뉴스에 채널을 맞춘다.
이어서 내가 취재하는 울산지역 일간지 5개를 대충 훝어본 뒤 중앙지,
특히 최근에는 경제 담당이기 때문에 경제지를 중점적으로 모니터한다.
내가 놓친 기사는 없는지 오늘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 있는지 체크한다.
그리고 메일을 열어 긴급하게 처리할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회사에 오늘 취재 가능한 내용을 요약해 보낸다.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커피한잔.
1회용 커피지만 5분도 안되는 이 순간이 하루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다.
회사원들이 사무실 안에서 커피를 마시고 신문을 보는 것이 특별할 것이 없지만 이 일은 경제 위기 이후 새롭게 보인다.
조선 분야 세계 1위라는 현대중공업같은 회사도 올들어 각 부서별로 배달시키던 신문을 회사가 아니라 직원들의 집으로 배달시킨다고 한다.
뉴스 모니터가 주된 업무 중 하나인 홍보팀을 제외하고말이다. 이유는?
바로 생산성 향상.
신문은 근무 외 시간에 집에서만 읽고 회사에서는 일만 하라는 것이다.
내가 근무하는 방송사의 경우도 행정 담당 직원들은 공식 근무시간에 신문을 보는 것이 노는 것 처럼 비칠까 눈치가 보여 읽지 않는다고 말한다.
무엇이든 읽은 것을 좋아하는 나는 신문을 읽는 것이 기자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권리,심하게 표현하면 특권이라고 여긴다.
기자의 또다른 특권은?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
범죄자부터 대통령까지,대부분 취재원의 진위 파악을 위해 긴장하거나 놓친 부분이 없는지 메모하면서 만나지만 그래도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정말 흥미롭다.
최근에는 기업체 CEO들을 많이 만나는데 TV드라마처럼 노는 모습이 아니라
머리를 짜내며 경영 상황을 개선시키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취재를 이유로 만나는 여러 사람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그 덕분에 나 스스로 조금씩 더욱 노력하고 현명한 사람이 되어간다고 느낀다.
자동적으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다.
이것이 바로 현장을 누비는 평기자가 누리는 가장 큰 특권이다.
나는 이씨여서 '이기자'로 불린다.
만약에 내가 성을 선택해야한다면 '대'씨나 '명'씨로 바꾸면 어떨까?
혹 아는가? 내가 이름처럼 대기자나 명기자가 될지?(이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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