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되기

단 1분을 위해 1시간을 준비하는것 ..중계차를 진행한 뒤

이영남기자 2009. 8. 10. 17:08

 앵커: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출근길 현장에 중계차 나가 있습니다. 남재현기자! 

 기자: 네, 저는 지금 현대자동차 명촌문 앞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지난주만해도 조용했는데,모처럼 출근길 답네요. 

 기자: 네 긴 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산업도시 울산지역의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일제히 휴가를 마치고

업무를 재개한 오늘. 

 UBC 울산방송은 7시 아침 뉴스 시간에 현대자동차 명촌 정문 앞에서 중계차를 연결하기로 결정했다.

 오토바이와 자전거 등으로 집단 출근하는 근로자들의 활기찬 업무 복귀 풍경을 전하는 내용이다.

 

 중계차를 탈 기자는 해당지역 출입기자인 남재현 기자로 결정됐고,

 뉴스 PD가 휴가가면서 내가 현장 뉴스 진행을 맡기로 결정됐다.

 7시 13분에 방송되는 뉴스를 앞두고 6시 15분쯤 현장인 현대자동차 명촌 정문에 갔더니 이미 중계차 스텝들이 와 있었다. PD도 보통 6시쯤 대기하는데 약간 늦었다.

 이미 며칠전 현장에 방송이 터지는 줄 (전문용어로는 마이크로웨이브가 쏘아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 확인을 했던 기술 스텝들이 이날도 가장 먼저 현장에 와서 모든 준비를 완료해놓고 있었다.

카메라 감독 3명도 나보다 10여분 일찍 도착해 현장 상황을 체크한 뒤 나만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도착한 뒤 원고를 건네고 큐시트(그날 뉴스 아이템 순서) 등을 확인한 뒤 스텝들은 본격적으로 바삐 움직이며 뉴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음향과 카메라 테스트는 기본이고,

  기자가 설 자리를 정하고,

  두번의 리허설을 하고(리허설을 할때는 PD인 내가 앵커 역할을 하며 기자와 크로스 토깅을 확인한다),

  현장에서 급히 출근길 근로자를 섭외해(바쁜 출근길 취재기자의 부탁에 모두가 손사래를 치자 내가 직접 

섭외를 거들어 결국 성공하고)

  출연이 결정된 근로자와 함께 다시 한번 리허설을 하고,

  근로자들이 오는 현장의 분위기가 바뀌어 리허설을 할때마다 화면이 바뀌었지만,

 방송은 비교적 만족스러웠다.

  

  실제 방송된 시간은 아침 7시 13분부터 약 1분 30초 분량.

  이날 새벽 보도국 2명(기자와 뉴스 PD), 편성국의 5명(카메라맨 3명과 보조 오디오맨 2명),

기술국의 4명(기술감독과 오디오,화면 담당 등) 등 11명이 새벽 6시부터 한시간반동안 현장에 출동해

일한 것에 비하면 너무나 허무하다.

 2분도 안되는 시간을 위해 10여명이 한시간반이상 긴장해 준비하는 것이 방송이다.

  PD와 기술팀, 카메라팀은 며칠전 현장 헌팅을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중계차 장소로 적합한 지 확인까지

한 뒤다. 물론 방송기자 역시 현장 상황을 사전 취재해 상황을 예상해 사전에 원고를 작성한다. 

 이때문에 중계차를 탄 기자가 1분30동안 방송하는 동안

한번이라도 씹으면(말을 더듬으면) 스텝들에게 더없이 미안해진다. 

 1분30초를 위해 한시간반동안 준비하는 방송인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지만 직업인으로 대단하다.(2009년 8월 10일 이영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