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 이 기자 일기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

이영남기자 2009. 11. 25. 10:33

기자인 나는 내가 프로인 줄 알았다. 글쓰기에 있어서.

하지만 아마추어였다.

 

이번주 휴가를 내고 집필 작업을 하고 있다.

 

10년 뒤 내가 읽어봐도 부끄럽지 않게 책을 쓰라든가,

최소한 글쓰기로 먹고 사는 기자이니 프로답게 쓰라든가,

기자의 글은 쉽지만 철학이 없다는 비난을 듣지 않도록 하라든가

앞서 책을 낸 저작자들의 진심어린 조언들을 들으며 큰 부담을 갖고 임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시작도 안할 것을 후회도 밀려온다. 

 

지난 97년 입사한 뒤 많은 기사를 써서 방송 전파로 내보냈다.

하루하루 마감시간에 쫓겨 기사를 작성하는 나,

매일 글은 쓰지만 분명 아마추어였다.

 

기자는 일단 입사하면 품질이 떨어지는 기사를 써도 소속 언론사에서 잘리지 않는다.

오보나 방송사고만 내지 않으면 징계도 받지 않는다.

물론 나는 오보를 내지 않고 사실에 근접한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감시간에 맞춰 신속 보도해야하고.. 기본적인 기사량을 채워야하는 등 핑계거리는 많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어쩌면 게으름이나 기본 자질 부족 때문에

설익은 기사를 내보낸 적도 많았음을 인정해야한다.

내가 프래랜서 기자여서 모든 기사를 냉정하게 평가받아야한다면 이보다 철저하게 작업할 것이다. 

 

실력도 없이 무모하게 책 쓰기를 시작했다.

전업 작가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작업하는지 깨닫게 됐다. 

전업 작가들은 한번의 함량미달도 용납되지 않고 계약 파기로 이어진다.

이때문에 글을 써서 먹고사는 전업 작가들은 치열하게 절박하게 고민해 작업을 한다.

 

기자들은 취재 환경이 점점 열악해진다고 자주 불평한다.

하지만 그저 그런 월급쟁이,응석받이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한다.

나부터...(이영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