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이야기

울산 대왕암이 문무왕릉?

이영남기자 2010. 4. 14. 01:59

앵커멘트)
 신라 문무왕의 수중릉이 경주 감포가 아닌 울산 대왕암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다시 반박하는 주장이 나오는등 대왕암의 유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영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죽어서 호국용이 되겠다던 신라 문무왕의 수중릉이 있다고 알려져 사적으로 지정된 경주시 양북면 앞바다.

 반면 울산 동구의 대왕암은 문무대왕의 비가 죽어 잠겼다는 전설에 따라 문무대왕비의 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동구향도사연구회는 울산 대왕암이 바로 문무왕릉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CG-IN)
 문무대왕 치적비문에는 경진에 뼈가루를 날렸다고 나오는데 경진 즉 고래바다는 울산앞바다라는 해석입니다. 또 황웅이라는 구절은 황금색곰을 닮은 대왕암의 용추암이라는 주장입니다.(OUT)

 또 삼국유사에 '신문왕이 아버지 문무왕을 생각하며 앉았다'는 이견대가 조선후기 지도에 울산에 있는 것으로 표시된 것도 근거로 꼽습니다.

 

 인터뷰)정일호 울산동구향토사 연구회 사무국장"경진은 고래 바다이고,황웅은 용추암"

 하지만 동구문화원도 이 주장을 반박하며 또다른 견해를 제시합니다.
(CG)삼국유사에 문무왕의 능은 감은사 동쪽바다에 있다고 했는데 이는 경주 감포가 맞다는겁니다.

 다만 효성왕을 화장해 동해에 뼈를 뿌렸다는 구절로 미뤄 울산의 대왕암은 신라 왕들을
화장한 뒤 왕들의 뼈를 뿌리는 곳이었다고 주장합니다.(OUT)
 인터뷰) 장세동/동구문화원 지역사연구소장

"삼국유사에 감음사가 있는 해중이다. 뒤엎을 근거없다. 효성왕 뼈 뿌린 곳"

 클로징)
 이처럼 엇갈린 의견에도 불구하고 향토사학자들의 연구노력은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시민들의 관심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유비씨 뉴스 이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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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 한 가지를 소개한다.

 경주 출신 카메라기자 선배가 농담반 진반담으로 방송 직전 취재기자인 나와 데스크에게 이 기사의 방송 보류를 요청했다. 

"문무왕릉이 울산에 있다는 근거없는 이야기로 시민들을 호도하지 말라,이 기사로 경주의 관광수익이 줄어들면 어떡하느냐"는 호소였다. 물론 농담쪽이 컸고, 방송은 문제없이 보도됐다.

 경주 출향 인사들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 자부심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았다.

 취재한 기자로서 결론을 내리면 울산 대왕암이 문무왕릉이라는 주장은 아직은 소수 의견이고, 문무왕릉이 경주에 있다는 정설을 뒤엎을만한 근거 자료도 아직은 부족하다.  '경진'에서 고래경자는 고래라는 뜻이 아니고 고래등같은 집처럼 크다는 뜻이어서 대해 혹은 동해를 의미한다고 이같은 주장을 반박했던 울산동구문화원은 설명했다. 

 다만 맞고 틀리고 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이런 부분들을 놓고 역사적 자료를 뒤지고 현장에서 유적을 찾아 확인하는 등 연구 노력, 그러면서도 상대의 노력을 존중하는 토론 문화가 재미있었고 기사에서도 내심 강조했다. 

특히 울산 동구라고 하면 현대중공업이 들어선 뒤 산업도시로만 알려져 있지 향토사에 대한 지역민의 애정이

강한 곳, 신라 이후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다녀간 명승지기에 나름 유적이 많다는 점은 부각되지 않았기에 기사를 통해 이 부분을 부각하고 싶었다. 울산방송 이영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