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단위농협 지점장이 불법대출

이영남기자 2015. 2. 23. 16:08

(앵커멘트)
 전국적으로 농협조합장 동시선거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다음 뉴스를 보시면 농민 여러분 정말 투표 잘 하셔야겠습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로 지점장에 의해 불법 대출이 이뤄졌지만,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한 농협이 있습니다.

 탐사취재반 이영남 기잡니다.

 (리포트)
 울산의 한 농협 산하 지점.

 한 고객은 재작년 8월, 땅을 담보로 4억 원을 대출받기 위해 이 곳을 찾았지만,
대출이 안되자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는 1억 5천만 원이 사채업자에게 추가로 대출됐고 이자만 물게 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무단 대출에 사용된 서류는 농협에 남겨둔 근저당권 증서 등이었고, 서류를 넘겨준 사람은 농협의 김 모 지점장입니다.
 
 (인서트)00농협
"서류를 별도로 가지고 있다가 무단으로 연결해 사용한 거예요"
 
 김 지점장은 고객의 대출금을 중간에 가로채 써버리기도 했습니다.

 재작년 5월, 고객이 대출금을 중도에 상환하겠다고 하자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상환해준다고 속이고,
이자만 대납한 뒤 2천3백만 원을 상환하지 않고 써버렸습니다.
 
 (인서트)00농협
 "개인적으로 고객 돈을 받아 이자를 갚아나가고 원금을 갚는데 쓰지 않고 사적으로 횡령"

 

 김 지점장은 농협 고객들에게 사금융도 알선해줬습니다.

 (CG-IN)  금융회사 임직원이 제3자의 금전 대부를 보증하거나 알선하면 불법입니다. (out)

 하지만 김 지점장은 돈이 부족한 고객들을 사채업자에게 연결해주는 등 사금융을 알선했습니다.

 같은 사채업자에게만 두 번 연결했고, 알선 이후 특정인과 수시로 돈을 주고받으면서 동업인처럼 행동했습니다.

 심지어 지난해 7월, 개인간의 돈 거래 채무를 보증한다는 대위배상 확약서까지 지점장이 농협 직인을 찍어
발급해주기도 했습니다.

 불법 확약 뒤 채권자에게서 2억 원을 받아간 사람도 김 지점장.

 기한 내에 돈을 받지 못한 채권자는 농협과 지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뷰) 김00/ 채권자
 "최고 권한권자가 확신을 줬고 자기 사무실에 불러 위치를 보여줬기 때문에 믿고"

 

 <스탠덥:농협은 자체 감사 결과 이같은 비리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해 11월 이곳의 단위농협 지점장을 해임했습니다.>>

 피해자들의 항의로 농협이 감사를 벌인 시점은 지난해 8월.

 하지만 해당 지점장은 넉달 동안 직위를 유지했고, 해임도 정년 퇴직을 한 달 앞두고 이뤄졌습니다.

 퇴직한 김 지점장이 잠적한 뒤에야 피해 사실을 알게된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피해자만 8명,피해액은 14억 원이나 됩니다.

 일부는 지점장의 요청으로 대출을 받아 돈 거래를 하다 받을 길이 없어졌다고 하소연합니다. 

 

 인터뷰)채권자
 "무엇을 믿고 빌려주나 하니 퇴직금이 있으니 빌려달라 했는데,너무 진짜 황당하더라고.."

 

 김 지점장은 앞서 다른 지점에서도 제 규정 위반으로 견책 처분을 받은 바 있지만 농협의 관리는 허술했습니다.

 

 인터뷰)00농협
 "저희들이 밖에서 일어난 상황을 알 수가 없죠. 본인이 직장에서 사고치려고 마음 먹으면"

 

 경찰도 횡령과 불법 대출에 대해서는 조사 않고 사금융 알선죄로만 수사해 지난해 11월 검찰이 약식기소했습니다.

 

 인터뷰)중부경찰서/"대출금이 부족하면 추가로 대출받기 위해 다른 사람을 소개해준 것만"

 

 피해자가 늘어나자 경찰은 2차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ubc 뉴스 이영남입니다.